벨렘 지역 탐방
이른 아침부터 벨렘 지역을 둘러보기로 하고 편하게 Bolt를 타고 출발했다. Chiado에 위치한 호텔에서부터 첫 번째 목적지인 Pasteis de Belem 까지는 약 6km, 15분 정도 달려 도착했고, 요금은 7.5유로로 생각보다 훨씬 가까웠다. 벨렘 일대를 천천히 도보로 둘러본 후, 마지막 스팟인 Belem Tower 근처에서 Bolt를 타고 리스본 시내로 돌아왔다. Rua do Carmo까지 약 9km 거리, 9.5유로 요금으로 부담 없이 벨렘 지역 탐방을 마무리.
Pasteis de Belem - OG 에그타르트의 성지
벨렘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pasteis de Belem! 1837년부터 수도원의 비밀 레시피로 만들어 온, 찐 오리지널 파스텔 드 나타 집이다. 아침 8시 반에 도착해서 비교적 한산했기에 여유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테이블마다 담당 서버가 배치되어 있지만, 주문하려고 서버를 기다리는 시간이 한세월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갓 구운 에그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자, 감동의 순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 속에 오버해서 6개 들이 박스 두개를 테이크아웃했다... 역시 뭐든지 사서 바로 먹는 게 제일 맛있다. 호텔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결국 한 박스는 하나도 못 먹고 다 버리게 된 달콤 씁쓸한 추억의 Pastel de Belem.😥


제로니무스 수도원 (Mosteiro dos Jeronimos)
벨렘 지역 일정 중 가장 공을 들인 곳. Cloister의 긴 대기줄은 이미 유명해서, 오픈런을 결심하고 가장 이른 입장 시간인 9시 30분 티켓을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했다. 하지만, 티켓이 있어도 줄은 예외 없다. 9시쯤 도착했도 이미 한참 줄이 늘어서 있었고, 잠깐 사이 내 뒤로도 인파가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입장이 시작된 9시 30분이 지나서도, 실제로 안에 들어가기까진 10분은 더 기다린 듯하다.
대리석 아치와 섬세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Cloister는 중세 포르투갈 장인들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디테일 하나하나가 매우 정교하고 고풍스러워 눈과 마음이 즐거웠는데,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다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입장료에 비해 규모가 작아, "이게 끝이야?" 싶기도 했지만, 고요함 속에 웅장하게 있는 Cloister는 강렬했고, 그 안을 천천히 거닐며 음미했던 순간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그리고 수도원 옆 성당, Igreja de Santa Maria de Belem
줄 없이 바로 들어간다는 후기와는 다르게, Cloister보다 더 오래 기다린 것 같은 체감 시간... 그래도 기다릴 가치는 충분했다.
일부 구간이 리노베이션 중이라 살짝 아쉬웠지만,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햇살이 은은하게 퍼지는 성당 분위기는 영혼을 정화시켜주는 느낌이다. 종교와 무관하게, 절로 마음이 경건해진다.



발견 기념비 (Monument to the Discoveries)
강변에 새겨진 웅장한 배 모양의 기념비, 그 크기와 조각의 정교함에 압도되었다. 이 거대한 기념비에는 33명의 인물이 조각되어 있는데, 실존했던 탐험가, 선장, 지도 제작자, 과학자, 선교사로, 옷의 주름, 손에 든 항해 도구, 표정, 턱선 하나하나 정밀하게 조각되어 있다.
날씨가 맑았다면 더 웅장하게 빛났을 테지만, 흐릿한 하늘 덕분에 강을 마주한 기념비는 오히려 더 묵직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무엇보다도 옆에서 흘러나오는 버스커 아저씨의 감미로운 노래가 흐린 날씨와 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흑백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시간이 잠시 느리게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괜스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냥, 강멍을 제대로 때릴 수 있었다.


Belem Tower (Torre de Belem)
타워 안으로 들어가려면 긴 대기줄이 있지만, 정작 들어가 봤자 볼 건 없다는 후기에, 외관만 감상하고 사진만 멋지게 찍자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왠걸...
가는 날이 하필 장날. 전면 공사 중이다.
안은 볼 게 없다 쳐도, 밖은 아예 뵈는 게 없다...
벨렘 지구에서 가장 기대한 스팟이였는데... 헬레이저 느낌의 철근 꽂힌 가림막만 보고 발길을 돌려야 하니 아쉬움이 크다.
